문화체육관광

연신내 산림감수 이야기

불광동 연신내 산림감수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약 60여년전 연신내에 고씨(高氏)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악의없는 거짓말을 잘하여 동리 사람들을 웃기거나 골탕을 먹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효경동 양모래(梁墓川)에서 박석고개까지의 큰 들 가운데 개천이 하나 있었는데, 개천 둑 높이가 논에서 전봇대의 높이만큼 높았다. 어느 해 봄 논에 모내기 위해 가장 바쁜 어느 날, 점심때가 되어 모내던 사람들이 개천 둑으로 모두 기어 올라와서 막 점심식사를 하려고 할 때였다. 마침 고씨가 개천 둑길을 혼자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보게 고씨! 거짓말이나 한 마디 하고 가게나.” 하고 청했다. 고씨는 “나 오늘만큼은 거짓말 안 하기로 했네.” 하면서 그냥 지나가려고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길을 막고서는 “그러지 말고 거짓말 한마디 하고 목도 컬컬한데 술도 한잔 자시고 가게.” 하면서 계속 청했다. 그러자 고씨는 “나 오늘은 솔직히 거짓말 안 하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자꾸 한마디 하라니까. 하겠소. 사실 내가 지금 구파발 대장간에 볼 일이 있어 갔다오는 길인데, 구파발은 온 동리가 지금 야단법석이 났소.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군(郡)에서 산림감수가 나왔다고 하지 않겠소. 나도 이렇게 한가히 이야기할 때가 아니야.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는 총총히 사라져 버렸다.

고씨의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그만 먹던 밥 사발을 던져 버리고, 제각기 자기 집쪽으로 급히 돌아갔다. 당시에는 집안에서 쓰는 연료로는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땔감을 해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땔감속에는 물론 생나무 도 있게 마련인데, 이것이 산림감수에게 걸리는 날이면, 곤욕을 치르게 되기 때문이었다. 모내던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에 돌아가서 생나무를 감추기 위해 법석을 떨은 후 산림감수가 오기를 기다렸으나, 저녁까지 산림감수가 나타나지 않자 그제서야 고씨에게 감쪽같이 속은 것을 알아차렸다. 한창 바쁜 모내기 철에 헛시간을 보낸 마을 사람들이, 그후 고씨를 만나자 모두 원망하였으나, 고씨는 “내가 그러게 거짓말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소. 그런데 당신들이 심심하니 거짓말 한마디 해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말 한 것인데, 그게 내 잘못이오?”하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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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최종수정일2022.01.23